[JYP Ent.] The Next Big Thing

2021. 2. 1. 22:51투자종목/JYP Ent.

JYP는 원더걸스-미쓰에이-트와이스-있지로 이어지는 계보를 통해 걸그룹 명가로 회자되는 반면에, 남자 아이돌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초기 1-2세대 아이돌의 경우 남, 여 아이돌 구분 없이 전국민적인 인기를 얻곤 하였으나, 그것은 TV와 같은 전통 미디어라는 단일 창구를 통해 모든 국민이 동일한 콘텐츠를 소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유튜브의 등장으로 인한 전통 미디어의 쇠락과 인스타그램, 트위터와 같은 개인화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기 취향에 맞는 콘텐츠만 골라 소비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아이돌판은 점점 대중의 인식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졌다. 비교적 대중 지향적인 걸그룹과 달리 보이그룹의 경우 팬덤 위주의 활동이 주가 되다 보니 걸그룹에 비해 그 괴리는 더욱 크다.

 

이 지점에서 대중이 인식하는 JYP의 남자 아이돌 계보는 다음과 같지 않을까 싶다. '2PM-갓세븐..?-??' 이런 인식은 대중뿐만 아니라 돌판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는 말이다.

 

최근 JYP의 막내 남자 아이돌 그룹인 스트레이키즈의 팬덤 확장세가 확연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한국에서의 낮은 인지도로 인해 관심 있게 살펴보지 않으면 그 영향을 체감하기는 어렵다. 대중적인 관심도를 확인하기 위해 구글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변동성을 줄이고 트렌드를 확인하기 위해 3개월 이동평균선을 그리면 아래와 같다. 

 

주요 보이그룹 구글 트렌드, 대한민국

방탄은 그래프의 축을 왜곡시키는 존재이기에 논외로 치고, 스키즈의 경우 데뷔 초에 반짝 끌었던 관심의 수준이 작년 6월 이후로 지속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도 증가만으로도 국내 주요 커뮤니티 등에서 느낄 수 있는 긍정적인 반응은 상당히 늘었다.

 

다만, 스키즈의 국내 인기가 늘어나고 있는 점 보다는 케이팝의 소비계층이 글로벌로 확대되면서 스타 탄생의 주도권이 국외로 넘어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는 케이팝 장르의 소비자가 한국인보다 외국에 훨씬 많아졌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현상인 것이다. 방탄과 블핑의 엄청난 인기의 많은 부분이 국외에서 국내로 역수입되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감정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공감할 것이다. 웃기다고, 촌스럽다고, 도대체 이름이 그게 뭐냐고 까내렸던 그룹이 해외에서, 특히 북미시장에서 대성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싶다. 하지만, 2016년 경부터 해외 유튜버들의 케이팝 리액션 영상을 즐겨본 나로서는 당시 BTS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그때부터 이미 해외의 아미 규모는 엄청났다. 단지 많은 한국인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전 세계 음악시장 규모는 미국이 가장 크며 그다음으로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순이고 대한민국은 6위에 해당한다. 아래는 음악시장의 규모 순서대로 국가별 주요 케이팝 보이그룹들의(앨범 판매량 상위 보이그룹) 구글 트렌드를 정리한 내용이며, 검은색 선이 스트레이키즈(SKZ)이다. 

미국 구글 트렌드
일본 구글 트렌드
영국 구글 트렌드
독일 구글 트렌드
프랑스 구글 트렌드

인상 깊은 점은 전 세계 음악시장 규모 상위 국가들에서 상당한 검색량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JYPE 분석 글에서도 밝혔지만 2020년 발매된 음반 기준 글로벌 Spotify 스트리밍 순위에서 스키즈는 케이팝 남자 아이돌 기준으로 BTS 다음인 2위에 해당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의 핵심적인 지표인 음반판매량에서도 2018년(데뷔년도) 34.7만 장에서 2019년 62.3만 장 2020년 11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탑티어 그룹의 목전에 도달해 있다. 2020년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스키즈보다 더 많은 음반 판매량을 기록한 보이그룹은 BTS, 세븐틴(SVT), EXO, NCT 정도뿐이다.

 

주목할 점은 이 모든 성과들이 대부분 스키즈 본인들이 작사, 작곡, 프로듀싱한 노래를 통해서 이룬 성과라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의 성과가 일회성으로 반짝하고 사라질 느낌이 아니라, 스키즈만의 특별하고 강렬한 색깔을 좋아하는 견고한 팬덤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확실한 성장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브이앱, 찬이의 방

스키즈의 리더 방찬은 데뷔 이후 꾸준하게 브이 앱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최근 일자를 기준으로 '찬이의 방' 조회수와 하트수 추이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확실히 구글 트렌드 상승과 맞물려 2020년 들어 조회수와 하트수가 증가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하트수의 경우 최근 일자의 영상들은 1억 회를 넘기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는데 이는 BTS와 같은 특정 아티스트를 제외하고는 다른 아이돌 영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높은 수치이다. 

 

조회수와 좋아요(하트) 수 추이, (단위 : 만)

 

월별 평균 유튜브 조회수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작년 초 월평균 1,100만 뷰 정도 발생하던 것이 올 1월 기준으로 약 5,000만 뷰로 약 5배 증가하였다. 이는 JYP의 유튜브 수익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 

 

SKZ, 월별 평균 유튜브 조회수, (단위 : 회)

오프라인 콘서트가 가능하다는 가정하에서 대략적인 계산에 따르면 연간 앨범 판매량이 200만 장에 달하는 보이그룹으로 성장할 경우 연 매출 1,000억을 충분히 뛰어넘는다. 2년 안에 그러한 성장곡선을 달성할 수 있다면 니쥬와 스키즈 두 그룹의 매출은 현재 JYPE의 매출 규모를 뛰어넘을 것이다. 고정비가 대부분인 엔터 비즈니스의 특성상 매출 증대분 보다 이익의 증대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 (15년에서 19년까지 매출이 3배 증가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약 10배 증가하였다.)

 

www.youtube.com/watch?v=UcC8d4CueXE&feature=emb_title

마지막으로, 스키즈가 2월 1일부터 클리오의 광고모델로 선정되었다. 여성을 상대로 하는 화장품 회사가 왜 스키즈를 모델로 발탁했을까? 요즘 누가 여성분들에게 반응이 떠오르고 있는지는 돈 쓰는 광고주가 가장 잘 알지 않을까 싶다.


케이팝 비즈니스는 향후 어느 정도의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을까? internetworldstat에 따르면 20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의 인터넷 접속 가능 인구는 49.5억 명에 달한다. 이중 10-30대가 케이팝의 주요 소비계층이라고 가정하고, 한국의 20년 기준 총인구수 대비 10-30대 인구수 비율인 36%를 적용하면 대략 17.8억 명이다. 이중 10명 중 한 명만이 케이팝을 소비한다고 가정하고 그들이 1년에 단 1개의 피지컬 앨범을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판매 가능 앨범수는 1.8억 장이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에 따르면 20년 연간 앨범 판매량은 4,000만 장이니 단순 계산으로도 4~5배의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팬덤(앨범 판매량)을 기반으로 스트리밍 매출 및 콘서트, MD상품 및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가 가능한 점을 고려한다면 케이팝 비즈니스는 앞으로도 엄청난 성장 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성장 잠재력을 구체화시키는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크게 팬커뮤니티의 통합 전략과 현지와 전략으로 나눠볼 수 있다. 팬 커뮤니티 통합 전략은 엔터 기업 중에서는 많은 트래픽을 불러올 수 있는 빅히트만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그러한 가치에 대해 시장은 상당한 기대를 품고 있으며 그에 걸맞은 밸류를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예상되는 성장에 비해 너무 많이 지불하는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것이 내 스타일에 적합하므로 빅히트는 항상 잠재 매수 후보군에 해당되나 현재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현지와 전략에 관해서는 니쥬를 빠트릴 수 없다. 니쥬는 단순 또 하나의 캐시카우가 아니다. 니쥬는 현지화 전략의 상징이며 JYP는 현지화 전략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첫번째 기업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현지화 전략을 추진했으나 지금까지 그 성과가 대단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YG의 경우 중국 3대 연예기획사인 위에화 엔터와 손잡고 2014년 유니크라는 중국향 보이그룹을 선보였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JYP또한 니쥬 이전에 텐센트와 손잡고 보이스토리라는 중국향 보이그룹을 선보였으나 이 또한 한한령과 맞물려 JYP의 명성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SM의 경우 WayV를 통해 중국 현지화 전략을 추구했으나 니쥬와 같이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다.

 

내놓는 그룹마다 최소 중박 이상의 성공을 거두는 JYP의 뛰어난 아이돌 육성 시스템으로 인해 지난날 JYP의 자본수익성은 지속적으로 향상되었다. 영업자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나, 증가된 영업자산보다 벌어들여 남은 잉여자원이 늘어나면서 전체 자산에서 영업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하로 떨어졌다. 영업자산은 상대적인 영업부채를 동반함을 감안한다면 자본의 관점에서 영업자본의 비중이 굉장히 낮은 반면 ROE가 20%에 근접한다는 점은 이 기업의 본질적인 자본수익성이 엄청나게 뛰어나다는 점을 나타낸다.

 

높은 시장 성장 잠재력, 뛰어난 자본수익성, 열정과 능력을 갖춘 경영진, 아티스트를 사랑해주는 많은 소비자의 존재는 JYP엔터와 동행하기에 충분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동행하며 지켜볼 관전 포인트는 늘어나는 잉여자본을 성장을 위한 재투자와 주주환원에 어떻게 자본 배분하는지 관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